위화 인생

 

 

기구한 운명인가, 평범한 인간의 삶인가

 

위화의 <원청>도 재미있게 읽었다. <원청>과 <인생>은 둘 다 극변하는 시대에 한 남자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. 그 인물들은 누구나 시대를 살면서 겪는 일생을 산다. 크게 대단한 업적을 이루는 것도 아니고 시대를 역행하려하지도 않는, 시대에 맞춰 사는 소시민이다. 오히려 이야기의 구조나 내용은 원청이 더 흥미진진하다. 그런데 <인생>은 <원청>보다 손에서 놓치 못하고 읽었다. 중국의 역사적 배경이 좀 더 적게 이야기에 관여되어서 배경지식이 약한 내가 읽기가 쉬웠던 점도 있고 등장인물이 많지 않고 한 인물의 인생 이야기라 술술 읽히는 점도 있었다.

 

 

 

 푸구이의 인생을 그의 입을 빌려 들으면서 인생에서 가장 힘든 건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는것이 아닐까 했다. 한 사람이 살면서 평균적으로 몇 명의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떠나보낼까? 

도축당하기 직전 사온 늙은 소에게 자신의 이름을 붙이곤, 소에게 아내, 아들, 딸, 사위, 손자의 이름을 이야기하며 그들이 마치 옆에서 밭을 갈고 있는 마냥 누구는 벌써 한 묘를 갈았다며 협박아닌 협박을 하며 일하는 모습이 참 이루말할 수 없는 슬픔을 견디는 방법이자, 이 사람이 살고 있는 방법이라고 느껴졌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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